[블로터포럼] ‘비드콘’으로 바라본 MCN의 오늘과 내일

최근 몇 달 새 국내 미디어 업계의 화두는 단연 ‘MCN’(Multi Channel Network, 다중채널네트워크)이다. CJ E&M이나 아프리카TV와 같은 기존 사업자들도 더 열심히 하겠다고 신발끈을 죄고 있고, 트레져헌터를 시작으로 비디오빌리지, 캐리소프트 등 신규 사업자들이 생겨나고 투자 유치 소식도 나온다. 지상파 방송국 KBS도 예띠TV라는 이름으로 MCN을 하겠다고 나섰으니, 말 다했다. 하지만 “그러니까, MCN이 뭔데?”라고 물으면 사실 한마디로 정의내리는 […]

최근 몇 달 새 국내 미디어 업계의 화두는 단연 ‘MCN’(Multi Channel Network, 다중채널네트워크)이다. CJ E&M이나 아프리카TV와 같은 기존 사업자들도 더 열심히 하겠다고 신발끈을 죄고 있고, 트레져헌터를 시작으로 비디오빌리지, 캐리소프트 등 신규 사업자들이 생겨나고 투자 유치 소식도 나온다. 지상파 방송국 KBS도 예띠TV라는 이름으로 MCN을 하겠다고 나섰으니, 말 다했다.

하지만 “그러니까, MCN이 뭔데?”라고 물으면 사실 한마디로 정의내리는 것도 쉽지 않다. 유튜브에서 인기가 높아지고 수익을 내는 채널이 많이 생기자, 이들을 묶어 관리해주는 곳이 생긴 게 그 출발이지만, 이제는 몸집이 더 커져버려 유튜브 생태계를 벗어나는 추세다. 이 같은 흐름을 어떻게 전망하는지에 따라 MCN을 바라보는 관점도, 정의도 제각각이다.

MCN이 오늘날 미디어 업계의 화두라면, MCN과 함께 변화할 미디어 특히 그 가운데 ‘볼 것’의 내일은 어떤 모습일까. 내일을 내다보기 위해선 오늘을 잘 정리해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 국내 MCN 산업을 일궜으며 지금도 현장 한가운데 서있는 이들과 MCN 산업의 어제와 오늘을 짚어보기로 했다.

이날 자리에서는 지난 7월 23·24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애너하임에서 열린 ‘비드콘(Vid-Con) 2015’에 대한 후기를 기반으로 MCN과 동영상 산업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비드콘’은 매년 미국에서 열리는 세계적인 온라인 비디오 컨퍼런스다.

  • 일시 : 2015년 9월7일 월요일 오후 7시
  • 장소 : 블로터
  • 참석자 : 송재룡 트레져헌터 대표, 이필성 샌드박스네트워크 대표, 김범휴 유튜브 콘텐츠 파트너십팀 차장, 권혜미 블로터 기자

#1. 크리에이터와 팬 문화

권혜미 블로터 기자  세 분 모두 비드콘 단골손님들이다. 인상 깊었던 장면이 있나. 비드콘 소식을 다루는 외신을 찾아보면 유튜브 스타를 대하는 팬들의 모습을 많이 비추고 있더라.

이필성 샌드박스네트워크 대표 작년에는 도티랑 미국 구경하는 셈치고 갔다. 작년 비드콘에서는 크리에이터에 대한 팬들의 반응을 실제로 보고 놀랐던 기억이 난다. 그 당시에 유명했던 크리에이터님들, 대도서관님, 양띵님이 있긴 했지만 정말 오프라인에서 그렇게 열광하는 모습을 본 적은 없었다. 갑자기 크리에이터 한 명이 나타나니까 수백명의 소녀팬들이 꺄악하고 달려들고 보디가드가 막는 모습 보면서 이게 정말 실존하는 현상이라는 걸 체감했다.

이필성 대표는 구글코리아에서 디스플레이 광고 영업과 사업 제휴 등을 담당하다 지난 6월 샌드박스네트워크에 최고경영자(CEO)로 합류했다._편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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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재룡 트레져헌터 대표 나도 작년엔 어린이들이 디즈니랜드가 옆에 있는데도 온다는 게 신기하더라. 또 무료 행사도 아니고 돈을 내야 하는데도 왔다는 게. 또 백인 중산층 자녀들이 크리에이터가 지나가니 막 따라다니는 모습이 이거 아이돌이랑은 또 다른 느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김범휴 유튜브 콘텐츠 파트너쉽 차장 10대 팬들이 열광하는 모습이 사실 새로운 건 아니다. 원래 10대들은 아이돌이란 걸 갖고 있다. 우러러보고 따를 만한 롤모델이나 풍부한 감성을 쏟을 대상 등 에너지가 넘치는 세대다. 어차피 뭔가는 필요한데 그 욕구를 수용하는 곳이 디지털로 변한 것뿐이다. 열광하는 것 자체가 새로운 건 아닌 것 같다. 그리고 사실 기존에도 어른들이 좋아하는 스타와 아이들이 좋아하는 스타는 늘 항상 달랐다. 다만 기존에는 같은 TV에서 스타들이 존재했다면 이제는 스크린이 바뀌어서 접근성이 떨어지다보니 더 들어보기 힘들고 이런 갭이 생겨나는 것 같다. 또한 이제는 미디어가 너무 많아지니까 스타들이 분산됐다고 할 수 있다. 그러니 모르는 사람이 많아진 것이다. 정도의 차이가 있는 것뿐이지 새롭지는 않은 것이라고 본다. 과도하게 신기하게 볼 필요는 없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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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필성 올해 비드콘에서는 개인적으로 재미있었던 사건 하나는 이거다. 한 컨퍼런스 세션에서 연사가 비드콘에 처음 와보는 사람 손들어보라고 했다. 아무래도 업계 자체가 성장하는 분야이다보니 처음 온 사람이 많았는지 절반 이상이 손들더라. 연사가 그들에게 비드콘에서 뭐가 제일 인상 깊었냐고 물었다. 그러니 “사람들이 미쳐 날뛰는데 그 대상이(유튜브 스타가) 누군지 나는 모르겠다”라고 하더라.

그 말이 현재 디지털 비디오 시장에서 나타나는 세대차이를 보여주고 있지 않나 싶어 인상 깊었다. 저희 같은 30·40대 세대는 어떻게 보면 주류 미디어를 보며 자랐고 사실 지금도 주류 미디어를 소비하고 있다. 이런 세대 입장에서는 쉽게 이해가지 않는 디지털 비디오 세계에서의 팬덤의 형성이라고 해야 하나. 10대에게 영향력 있는 인물 10명 중 7명이 유튜브 스타였다는 뭐 그런 조사 결과들. 그 모습을 단적으로 드러내는 게 그 비드콘 처음 왔다는 분들이 이 중에 유튜브 스타가 누군지 못 알아보겠다고 한 말이 아니었나 싶다. 그게 재미있었다.

권혜미 TV스타들에 비해 유튜브 스타들은 더 다양해졌다. 스펙트럼이 넓다.

김범휴 스타가 만들어지는 과정에서 차이는 있는 것 같다. 이전에는 스타가 만들어져서 스타니까 좋아해라 이런 식으로 팬들에게 먹여주는 형태였다면, 이제는 스타들은 많고 좋아할 만한 대상은 많아서 10대들이 자기가 좋아할 대상을 적극적으로 찾는 것 같다. 이 사람 영상도 봤다가 저 사람 영상도 봤다가 하며. 평가도 냉철하게 하면서. 누군가가 만들어주고 있는 세상이 아니라 자기 스스로가 만들어가고 있는 세상에 들어오는 셈이다. 굉장히 여러 가지 취향을 갖고 있다 보니 많이 분절화돼서.

이필성 올해는 더 이상 “왜?”라는 질문은 하지 않는 것 같다. 작년 비드콘에서는 왜 크리에이터이며, 왜 MCN이며, 왜 이 크리에이터들이 밀레니얼 세대에게 어필하는지에 대한 논의를 많이 했다면 올해는 당연히 밀레니얼 세대는 유튜브 크리에이터 좋아하고 밀레니얼 세대는 당연히 디지털 비디오 본다, 그건 당연한거고. 이젠 그 영향력을 가지고 이 산업이 무엇을 할 것인가, 그 자체로 무엇을 할 것인가, 콘텐츠 자체보다 그 영향력으로 돈을 벌어야하는데 광고가 제대로 작동을 안하니까 그 영향력으로 무엇을 할 것인가, 이게 논의의 변화였던 거 같다. 근데 아직 국내에서는 “쟤는 게임하는 애. 어린 애.” 아직도 이런 시각이 존재한다고 하면 미국에서는 이제 그건 지났다는 느낌이다.

송재룡 크리에이터나 팬에 대해 다방면으로 봐야 하는 거 같다. 크리에이터는 아이돌과 다른 차원이다. 양띵님을 보면 기존 많이 아이돌과 다르다. 그 친구 자체가 콘텐츠이기도 하고 크리에이터이기도 하다. 양띵님은 140만명 정도 되는 팬덤을 갖고 있다. 하지만 기존 아이돌 팬덤과는 분명히 다르다. 팬덤이 분명히 존재하긴 하는데 팬덤 속에는 콘텐츠와 크리에이터의 속성들이 묘하게 결합돼 있다.

또 사업을 하며 요즘 나의 고민이기도 한데 기존에 있는 20대 친구들이 저희들하고 아예 다른 세상에 있는 같다. 그들은 디지털 원주민이고 우리는 이주민 같다. 어릴 때부터 아예 네트워크에 익숙한 친구들과 나이 들어 페이스북을 배우는 이주민은 다르지 않나. 굳이 크리에이터들을 나누자면 도티님이나 대도서관님은 상대적으로 연배가 있는 편이다. 이런 분들은 상대적으로 이주민이라는 생각이 든다. 물론 이주민도 성공할 수 있다. 성공한 교포사업가들 많다. 하지만 아예 거기서 살았던 사람들과 다른 부분이 있다는 걸 계속 이 사업을 하면서 느낀다. 근본적인 경계선이 존재한다는 생각이 든다.

이들이 왜 인기 있는지 디지털 원주민이 무슨 생각하고 있고. MCN을 채널보다는 콘텐츠와 크리에이터를 더 집중해서 보는 게 좋을 것 같다. 그리고 또 지금은 플랫폼들이 다 동영상 하겠다고 나서고 있는데, 이들이 잘 주목해서 보면 의미 있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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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올해 MCN 화두는 수익화

권혜미 ‘비드콘 2014’와 ‘비드콘 2015’ 화두는 어떻게 달라졌나

김범휴 1회 비드콘 참가자는 1천명 남짓이었다. 그때 주요 목적은 서로 만나서 영상을 어떻게 하면 잘 찍고 서로가 팬이자 스타이자 이런 성격의 친구들이 와서 그 정도의 커뮤니티 성격이 강한 행사였지만, 올해는 심지어 커뮤니티 트랙으로 온 친구였지만 스타만 보러 온다기보다는 거기서 자신의 커리어 생각하고 그 산업에 대한 이해를 하려는 친구들이 많았다는 기사가 많이 나왔다. 말하자면 친목회에서 산업 박람회로 넘어가는 기점으로, 그게 어제 오늘 일은 아니지만 올해 크리에이터 트랙을 나눈 이유도 조금 더 산업을 분리해서 나누자, 크리에이터쪽을 크리에이터로 빼고. 그만큼 산업화에 대한 논의는 진지해진 것 같다.

이필성 2014년의 화두는 MCN 비즈니스 자체에 대한 부분이었다. 작년에는 메이커 스튜디오나 어썸니스TV 등 MCN에 대한 인수나 투자 합병 굵직굵직한 사건들이 일어나면서 작년 비드콘에 온 사람들은 대체 MCN이 뭔가, MCN이 왜 투자도 많이 받고 비즈니스적으로 어떤 의미도 갖고 있는지 거기에 초점이 맞춰 있었다. 그래서 작년에는 다같이 “이제는 디지털 미디어의 시대다, 이제는 MCN의 시대다” 이런 얘기를 많이 했다.

올해는 이미 MCN 비즈니스 자체는 너무 명제니까 여기에 대한 얘기를 하는 사람은 별로 없었다. 올해 화두는 수익화였다. “우리는 이제 잘 하고 있고, 더 잘 할 것이다. 그런데 아직 전통 미디어 대비 RPM 부분이 낮다. 다양한 방법으로 수익화 방법을 모색을 해야 할 것인가. 혹은 온오프라인 컨버전스를 통해서 디지털 비디오 수익을 높이는 방향으로 가야 하나” 이런 것에 대해 많은 논의가 있었던 것 같다.

굉장히 다양한 수익 모델에 대해 얘기하더라. 미국도 영상의 퀄리티가 올라갔을 때 옛날처럼 콘텐츠를 판매하고 광고를 붙이는 것만으로 제작비를 감당할 만큼 디지털 광고 시장이 영글지가 않았다. 콘텐츠 윈도윙을 할 수 있는 베슬같은 업체도 등장을 했고, 우리로 따지면 별풍선이라고 할 수 있는 콘텐츠 자체에 대해 킥스타터처럼 크라우드펀딩을 하는 팬펀딩 서비스도 나오는 등 수익모델을 마련하기 위해 노력 중인 것 같다.

송재룡 큰 틀에서는 두 분 의견과 비슷하다. 작년 비드콘에는 CJ E&M 있을 때 참가했다. 벤치마킹 차원이었다. 당시 내가 들었던 세션은 대부분 MCN 자체에 대한 토론이 많았다. 나는 그전부터 MCN이 별 게 아니고 기존 미디어에서 있었던 흐름이기 때문에 유튜브가 CMS 도구를 만들어준 것이라고 생각했다. 가보니 MCN 본질에 대한 논의가 많았다. ‘MCN이 필요한가?’ 뭐 이런. 같은 팀끼리도 갑론을박이 있고.

송재룡 대표는 올해 1월 트레져헌터를 설립하기 전 CJ E&M 방송콘텐츠부문 MCN사업팀 팀장을 지냈다. CJ E&M에서 그는 크리에이터 그룹(현 다이아TV)을 만들며 유튜브 MCN 사업을 국내 최초로 도입했다._편집자

올해 트레져헌터는 크리에이터 포함해서 비드콘에 11명이 참가했다. 올해 비드콘에서는 수익화와 앞으로 방향에 대한 논의가 많이 나왔다. 1년 만에 중심이 많이 바뀌었다는 생각을 했다. 그건 미국 시장이 바뀌었는지 내가 그렇게 느낀 건지는 모르겠다.

올해는 또 ‘탈 비드콘’에 대해 생각했다. MCN이라고 하면 유튜브 기반만 생각하는데, 이번 비드콘을 통해 국내에서 유튜브 MCN 어젠다에서 벗어나서 건방지게 표현해서 아시아 비드콘을 열어서 유튜브와 네이버, 아프리카TV같은 플랫폼을 다 초청하는 식으로 크리에이터와 콘텐츠가 중심이 되면 어떨까라는 생각도 들더라.

#3. 다변화되는 동영상 플랫폼과 온라인 동영상 생태계

권혜미 송 대표님은 자주 콘텐츠와 크리에이터 중심이라는 말을 강조한다. 이걸 플랫폼 종속화를 벗어난다고 이해해도 되나.

송재룡 자꾸 이게 비드콘과 MCN에 대해 얘기하다 보니 그런데, 저는 확실하게 말할 수 있는 건 유튜브 자체가 어떤 국내 플랫폼에 비해서 마인드나 철학이나 생태계를 잘 만들어놓았다고 생각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자꾸 유튜브 생태계 안에서만 얘길 하다 보니 수익이나 이런 부분에서 한계가 생긴다. 예를 들어 가수가 MBC 방송에만 출연하게 되면, MBC 생태계에만 머물게 되면 드라마도 MBC 출연해야지, 출연료 얼마 준대? 이런 거 아닌가. 저는 MBC도 있고 SBS도 있고 라디오도 있고….

김범휴 이미 비드콘에서도 그 얘기는 많이 나왔다. ‘다양성’이라고 하면 플랫폼에서의 다양성도 포함된다. 유튜브 수익 비중이 크리에이터든 MCN이든 전세계적으로 낮아지는 건 사실이다. 그 이유 중 하나가 광고 수익으로만 계속 버티기에는 제작 퀄리티가 높아지고 영향력도  높아지다보니 그걸 채울만한 생존을 위한 수익화 모델을 찾는 거다. 계속 수익화할 수 있는 수단들을 마련해주는 것 같고.

그런데 동시에 느꼈던 것은 유튜브외 다양화라는 차원이었다. 현재까지 유튜브가 갖고 있는 위치는 유튜브도 긴장을 많이 하는 것 같다. 특히 지난 1년 사이에. 새롭게 변하는 환경에 맞춰 대응하려는 움직임도 많이 보이고. 그러면서도 다른 플랫폼과 공존할 수 있되 허브 역할을 하고 싶어 하는 것 같다. 다른 데서도 수익화를 충분히 하고 유튜브는 나름대로 가지고 있는 걸 충분히 활용해서 성장하시라는 메시지를 던지고 있는 거고.

송재룡 단순한 거 같다. 작년에는 유튜브가 잘 만들어 놓은 생태계에서 MCN 사업자들이 주목받았다. 거기서 생태계가 만들어지니까 더 성장하고 싶은 욕구가 있는 사업자들이 생태계를 만들고 있는 사업자들이 계속 뛰어드는 거고.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본다. 1천억원 버는 기업이 1조원 벌려고 하지 1100억원 벌려고 하진 않는다. 작년에는 MCN이 유튜브 내에서 존재하는 것으로 확실히 여겨졌다면 이미 커지고 자리 잡히니까 수익을 더 낼 수 없나 싶은 것이다.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국내는 이제 막 자리잡아 가니까 대도서관님, 양띵님 얼마 번다고 하면 ‘오~!’ 이러지만 내년 쯤 20억, 200억원 벌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찾을 것이다.

올해 비드콘은 그래서 (트레져헌터 대표인) 내 입장에서 ‘턴어라운드’라고 해야 하나 티핑 포인트라고 해야 하나. 내년쯤 되면 이 정도 오겠구나 라고 생각하게 했다. 큰 틀에서 보면 안정감이라고 표현할 수 있겠다. 트렌드가 내가 생각하는 방향대로 가고 있다는 안정감이다. 두 번째가 티핑포인트가 오고 있고 한국도 곧 올 것이라는 생각이다. 크리에이터들하고 더 많이 얘기해서 준비를 해야겠다는 생각이다. 사업자로서 올해 비드콘 단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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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혜미 샌드박스네트워크는 N플랫폼 전략과 거리가 멀다. 오로지 유튜브다.

이필성 음, 여러 채널이 모여 있는 걸 MCN 사업자라고 정의를 하고, MCN은 아프리카가 메인인 곳들이 있고 이를테면 ‘콩두’같은 곳, 아니면 자체 플랫폼이 메인인 곳, ‘쿠티비’ 같은 곳들도 있고 그렇다. 아니면 비디오빌리지처럼 루키스트엔터테인먼트처럼 페이스북이 메인인 곳들도 있다. 메이크어스도 사실 자체 플랫폼 플러스 페이스북이 메인이다.

사실 저희(샌드박스)는 유튜브 플러스 아프리카TV 조금 있긴 한데, 유튜브가 메인이다. 이유는 크리에이터가 콘텐츠 제작에 있어 가장 수익 걱정 없이 그냥 콘텐츠 창작 활동을 할 수 있는 플랫폼이라 보기 때문에, 페이스북 기반으로 커보고 싶어하는 친구들도 설득해서 유튜브로 데려온다.

송재룡 그 회사 담당자가 어디 출신인지도 플랫폼 전략에 중요하다.

권혜미 그럼 MCN 사업자마다 하나씩 중점을 두는 플랫폼이 있는 건가.

이필성 대부분의 MCN이 그런 경향이 있다. 플랫폼 하나에 머무르게 된다는 거는 노하우가 계속 쌓인다는 얘기이기도 하다. 노하우 측면도 있지만 콘텐츠를 다른 플랫폼에 올리는 게 쉬운 일은 아니다. 예를 들어 페이스북에서 잘 먹히는 콘텐츠와 유튜브에서 잘 먹히는 콘텐츠는 엄연히 다르다. 저희 쪽에서도 페이스북 플랫폼에서 잘 해보고 싶어하던 친구가 있었는데 생각 없이 볼 수 있는 콘텐츠들을 주로 올렸다. 콘텐츠에 캐릭터가 없고 그냥 공감을 많이 유발할 수 있는 ‘여자들이 아침에 일어나서 많이 하는 일’ 뭐 그런 콘텐츠다. 그런데 우리가 봤을 때 유튜브에서 성공하려면 그 콘텐츠 안에 캐릭터가 분명해야 한다. 달총곰 같은 크리에이터가 대표적이다. 장난치는 영상을 하는데, 거기 자기 캐릭터가 없다. 나온 사람이 누군지 아무도 모르는 영상을 계속 만들고 있었다. 그래서 조언을 한 게 너희가 유튜브에서 오래가려면 너희가 누군지를 알아야 한다, 그래야 팬이 생긴다, 그래야 다시 와서 너의 콘텐츠를 볼 거라는 식으로 가이드를 해준다.

김범휴 다양한 플랫폼이 나왔지만 사실 꾸준히 수익을 낼 수 있는, 그것도 내가 협찬 받지 않고서 수익화를 할 수 있는 경우가 많지 않다.

송재룡 많지 않은 게 아니라 유튜브가 거의 유일하다.

김범휴 사실상 그렇다보니 다른 데서는 취미 플러스 재미있어서 바인도 올리고 쉽게 영상을 올릴 수 있는 형태로 가고 있는데, 그런데 본격적으로 직업화한다고 했을 때 많이 쓰는 게 유튜브다. 이미 해외에서는 굳어졌고, 한국에서는 아프리카TV가 많은 역할을 하고 있다가….

송재룡 지금은 많이 넘어오기도 했다.

김범휴 그렇기도 하고 다른 플랫폼에서 수익화 대안을 마련하고, 그럼 그 수익을 중심으로 한 MCN과 같은 사업들이 생겨나지 않을까. 콜랩이 인상적이었던 게 지금도 유튜브 기반이고 유튜브 수익이 90%라고 공개적으로 얘기를 하고, 핵심 역량이 유튜브 관리다. 샌드박스와 비슷하게 유튜브에만 집중한다. 다른 플랫폼에 있는 친구를 데려와서 여기서 일정 수준 이상 성장하게 하는 인큐베이팅 역할을 잘 한다. 그것도 굉장히 많은 MCN 모델 가운데 하나다.

권혜미 올해 트렌드 중 하나도 그거 같다. 만약 트레져헌터랑 샌드박스가 같은 모델을 갖고 있으면 경쟁을 할 수 밖에 없다. 이게 맞냐 저게 맞냐. 우리나라도 아프리카TV가 중심이었다가 유튜브가 활성화되고 이제 네이버도 나오고 조금 플랫폼이 다양화되니까 남들보다 어떻게 하면 돈을 더 벌 수 있나. 너의 핵심 역량은 뭐냐 서로 배우고, 그런게 올해 비드콘에서도 많이 나타났던 것 같다. 콜랩 같은 경우만 해도 작년만 해도 자리 못 잡았을 건데 올해는 굉장히 안정적으로 하는 것 같더라.

이필성 콜렙 같은 경우는, 남의 회사 얘길 하는 게 조심스럽긴 하지만 좋은 사례니까. 음. 미국의 어떤 MCN 사업자는 바인 크리에이터를 모아서 그 콘텐츠를 컴필레이션(Compilation)이란 형태로 올리고 수익화를 해서 나눠주고, 그래서 많이 성장을 한 어떤 회사도 있다고 하더라. (웃음)

송재룡 재미있는 게 정말, 조합들이 다양하니까.

#4. 오리지널 콘텐츠

이필성 다양한 플랫폼. 수익 다각화. 이런 얘기와 함께 ‘온·오프라인 컨버전스’와 ‘오버더톱’도 키워드였다. 결과적으로 옛날에는 온라인 디지털 크리에이터 상대적으로 적은 영향력의 점 조직 같은 그런 느낌. 그리고 이걸 모아놓은 것이 MCN 비즈니스였다면, 이제는 아니다. 메가 임팩트를 가진 크리에이터들이 등장했다.

나는 퓨디파이나 스모쉬 유튜브 채널은 웬만한 케이블 채널 하나는 될 수 있을 정도의 임펙트가 있다고 본다. 최근 스모쉬가 오리지널 무비를 만들었다. 난 사실 그걸 보고 전율이 느껴질 정도였다. 옛날 같으면 유니버설, 폭스가 나와야 할 장면에 어썸니스TV 픽처스 필름스가 딱 뜨는데, 이게 농담처럼 얘기했던 ‘도티무비’ ‘양띵무비’ 만들 수 있지 않는 거 아닌가. 그게 진짜로 실현이 되고 있다는 것 자체가. 물론 미국에서도 실험적인 측면이 있을 것이다.

이번에 미국의 MCN 업체 몇 군데를 만났다. 콘텐츠 배급을 위해 케이블 네트워크 몇 군데를 만나고 있다고 하더라. 그 얘기가 결과적으로 디지털에서 퀄리티가 높아지고 있는데, 그걸 디지털 플랫폼 유튜브 하나에서만 만족이 안 되니까 예전에 전통 프로덕션에서 많이 취했던 1·2차 배급, 원소스 멀티유즈 이런 얘기 많이 나오지 않았나. 이제 그런 활로를 찾아가고 있고 조금씩 작동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예를 들어 트레져헌터에서 KBS 예띠TV에 양띵님 악어님 출연하는 것도 그런 것들이 드러나고 있는 거라고 생각한다.

권혜미 어썸니스TV가 넷플릭스나 니켈로디언에 콘텐츠를 공급할 때는 일종의 외주 제작사나 주문형 방송사처럼 콘텐츠 자체를 제작해 공급한다. 하지만 국내는 해당 방송국의 PD들이 제작한 프로그램에 크리에이터만 ‘캐스팅’되는 식인 것 같다.

이필성 그렇다. 장기적으로 국내에서도 내년 초께면 MCN이 가지고 있는 제작 능력과 크리에이터의 재능이 결합된 콘텐츠를 공급할 거라고 전망한다. MCN 오리지널 콘텐츠를 주류 미디어 전파를 통해 볼 날이 얼마 안 남지 않았을까. 이것 역시 새로운 수익의 원천이 될 수도 있을 것으로 본다.

김범휴 한국 크리에이터는 게임에 굉장히 집중돼 있다. 그래서 전통 미디어 관점에서 대중성이 좀 부족하다는 측면이 있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게임 콘텐츠 위주로 만들고 있는 친구들에게 30·40대도 공유할 수 있는 콘텐츠를 만들어봐라 이러면 쉽지 않다. 한국에서 만들어진 생태계가 사실 아프리카TV에 의존적이기도 하다. 그러다보니 개인방송 위주였다. 여기에 흔히 말하는 ‘스크립트 콘텐츠’로 기획이 들어가고 그래서 타깃하는 대상에 조금 더 들어가면, 콘텐츠 단위로 팔 수 있는 것들이 조금 더 나올 것 같다. 지금 너무 틈새만 쫒고 있는 크리에이터들이 자꾸만 좀 더 대중성을 확보할 수 있는 장르로 넘어가야 경계를 빨리 허문다. 아프리카TV에서만 방송하던 친구들은 생방송의 느낌이 강해서 그게 어려운 거다. 크리에이터 스스로가 N플랫폼 전략을 가져야 할 것 같다.

송재룡 저희 회사 같은 경우도 아프리카TV에서 방송하셨던 분들이 많은데, ‘왜 아프리카TV에서는 인기가 많은데 유튜브 구독자는 10만이 안될까요’라고 묻는 분이 있다. 그게 플랫폼 특성을 이해 못해서 그렇다.

#5. 그래서 ‘MCN’이란 무엇인가

송재룡 최근 고민을 많이 하는 게 어디까지를 MCN이라 할 것이고, 어디까지를 1인 크리에이터라 할 것인가이다. 지금 온라인 영화를 만들고 있다. 유튜브 기반으로 개봉하는 영화를 저비용으로 만들어 보자는 계획이 있다. 저희 입장에서는 그럼 유튜브가 CGV가 되는 거고, 저희 감독님이 1인 제작자가 되는 거다. 그게 나오면 기존 제작 방식과 다르고, 또 기존 영화를 트는 방식과는 다르다. 말은 전세계 상영이다. 유튜브 상영이니까. 그런데 그걸 MCN이라고 할 것인가. 그리고 1인 제작자라고 할 것인가. 그러니까 경계선, 국내에선 특히 용어의 정의, 예를 들면 단순히 케이블 진출한다고 해서 3부리그에 있던 사람들이 2부 리그에 진출한다는 느낌으로 가는 건지. 예를 들면 나영석 PD님이 우리 회사를 오셔서 삼시세끼를 가지고 삼시네끼를 만들면 나영석 PD님은 크리에이터예요, PD예요? 올드미디어인가, 뉴미디어인가? 이런 게 경계선상에 있다는 것이다. 유튜브라는 채널을 통해 보여지는 것이 하나의 꼭지가 있을 것 같고, 만들어지는 방식의 차이가 있을 것 같고, 소비하는 방식의 차이가 있을 것 같고. 이걸 하다보면 나올 것 같아 혼자 정리하고 있다. 말하다 보면 어려운 부분이 있다. 어디까지를 MCN으로 볼 것인지.

이필성 회사 설명할 때 “그런데 MCN은 한 부서 같은 것이다. 저희는 샌드박스라는 브랜드를 가진 크리에이터가 만들거나 샌드박스라는 브랜드를 가진 콘텐츠가 나오고 유통이 되는 디지털 미디어 콘텐츠 회사이다. 이 회사 안에 크리에이터 네트워크가 존재하고 크리에이터 네트워크를 활용하는, 즉 MCN의 기능을 갖고 있는 회사다. MCN이라는 것은 우리 회사 내부에 있는 하나의 기능이다”라고 한다.

여러 유튜브 채널이 제휴해 구성한 MCN은 일반적으로 제품, 프로그램 기획, 결제, 교차 프로모션, 파트너 관리, 디지털 저작권 관리, 수익 창출·판매 및 잠재고객 개발 등의 영역을 콘텐츠 제작자에게 지원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유튜브)

권혜미 나도 샌드박스네트워크를 미디어 스타트업이라고 생각한다. 그럼에도 MCN이라고 해야 주목하고 키워드가 화두이다 보니 기사를 쓸 때 MCN이라는 부분을 강조하게 된다.

송재룡 그런 면이 있다. 투자 측면에서도. 기존에도 전국에 재능 있으나 기회를 못 얻은 PD분들 얼마나 되는 줄 아나. 국내에 콘텐츠 만드는 사람 엄청 많다. 그럼 사실 주목받기 힘들다. 예를 들면 샌드박스도 주목받는 게 도티님 같은 디지털 프렌들리한 분이 있기 때문이다. 도티님은 유명한 BJ 크리에이터이기도 하지 않나. 그러니까 주목받는 거지. 그 MCN을 빼버리면 저분들이 뭘 얼마나 콘텐츠를 만들어서 얼마나 하겠다는 건데? 라는 물음표가 뜰 수밖에 없다. 그럼 그 물음표 옆에 우리 회사 같은 경우는 양띵님이 있고 유튜브란 플랫폼이 있기 때문에. 뭐 많이 벗어나는 건 아니지만 그런 틀에서 보면 MCN이라는 용어 안 쓰는게 좋을 것 같은데 또 MCN을 안 쓰면….

김범휴 MCN이라는 것은 우리 사업의 우리 회사가 갖고 있는 하나의 기능이다. 우리는 유튜브 기반으로 하고 있는 크리에이터들이 많고 이 친구들을 나름 관리해줄 수 있고 그리고 원래 그래서 MCN이 실제 채널상에서 운영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는 기능들을 많이 하게끔 돼 있는 거잖나. 그런 기능을 기본으로 사업화를 전개해나가는 사업으로 정의하는 게 맞는 것 같다. 그렇기 때문에 MCN들도 서로들 정의를 다르게 하는 것 같다. 머니시마는 ‘M2M(many-to-many programming service)’으로 정의하고, 송재룡 대표님도 B2B 사업으로 정의하지 않나.

M2M은 차드 구스테인 머시니마 최고경영자(CEO)가 만들어낸 신조어다. 그는 머시니마를 MCN으로 부르지 말라고 주장하며 M2M(many-to-many programming service)이라는 단어를 통해 머시니마의 정체성을 설명했다._편집자

송재룡 실제로 저희 크리에이터가 120~130명 정도 된다. 유튜브 소속된 크리에이터는 50팀 정도 있다. 실제로 유튜브 관련 저작권 관리는 아주 소소한 부분이다. 대부분 기획사 역할 많이 한다. 그러다 보니, 저희 회사를 뭘로 정의하기 힘들어서 ‘넥스트 미디어 사업자’라고 하고 있는데, 좀 더 구체화시킬 계획이다.

이필성 MCN이 잘못 쓰이고 있는 게, 디지털 비디오를 MCN이랑 동의어로 쓰는 경우가 많다. 거래처를 만나서 얘기를 하는데 디지털 비디오와 유튜브, MCN이 섞여서 사용이 되더라.

송재룡 맞다. 1인 미디어도 섞여 있고.

이필성 제 생각엔 MCN이란 말이 입에 잘 붙는 것 같다. O2O처럼.

권혜미 그럼 대안은.

이필성 ‘디지털 비디오’가 제일 잘 맞는 정의인 것 같다. 전통적인 오프라인 비디오에서 시장이 존재했고, 디지털 비디오는 좁쌀만하다가 이게 점점 커지고 앞으로 더 커질 거다.

송재룡 디지털 미디어라고 하면 추상적인 게, 미디어라고 하면 매체가 있어야 한다. 샌드박스도 그렇고 트레져헌터도 그렇고 매체가 없다. 미디어 사업자가 되려면 최소한 자기 매체가 있어야 하는데. 그래서 현재로선 트레져헌터는 미디어가 아닌 SM엔터테인먼트같은 기획사다. 현재단계에서는. 미디어가 되려면 저희가 자체적인 플랫폼을 가지고 있거나 매체를 갖고 있어야 하는데 그게 아니니까.

김범휴 제가 ‘온라인 비디오 이야기’라고 하며 앞으로 쓰려고 하는 것도 일단은 기반이 온라인이니까. 그리고 이게 어차피 비디오란 틀은 벗어나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기존의 사진과 텍스트와 분리하는 의미에서 비디오는 꼭 들어가야 할 것 같다. 그래서 온·오프라인 경계가 사라지든 어쨌든 기반은 여기서 확장을 하더라도 기반은 토양은 온라인이니까. 그래서 그 2개로 해서 온라인 비디오 사업자가 됐든, 온라인 비디오 산업이라고 하든.

#6. 니치와 대중성. 콘텐츠 고민들.

권혜미 최근 유튜브에 고퀄리티 영상이 많이 올라온다.

김범휴 이제 승부를 던져야 한다. 그런데 이게 (영상 속에서 크리에이터가) 욕한다고 될 것도 아니다. 빠르게 어필을 하고 싶고, 그리고 이 업계가 예전에 관심 없던 영상 잘 만드는 사람이 많이 들어왔다고 생각한다. 사실은 처음에 유튜브가 시작하는 단계에서는 주류가 아니었기 때문에 영상 좀 하는 분들이 케이블이나 TV에 있다가 이제 그쪽이 사양 산업이라고 생각을 하다 보니 이쪽에서는 끼어드는 게 첫 번째다. 또 하나는 여기서 원래 휴대폰으로 찍던 분들이 경험치가 쌓이다 보니, 그렇게 해서 올라가는 것도 생긴다. 또 당연히 돈 벌다 보니 투자할 수 있으니 그렇게 또 생기고 전반적인 수준이 또 올라가는 거다.

송재룡 시골에서 열심히 해서 1등 하는 친구들도 전국에서 1등 하려면 더 열심히 해야 하지 않겠나.

[rel]김범휴 그런데 한편으로 웃긴 건, 이분들을 헷갈리게 하는 문제는 기존에 단순히 돈을 많이 받은 느낌을 화면에 보낸다고 사랑을 받냐 이건 또 아니다. 제작비와 조회수는 당연히 일치하지 않지만, 그럼에도 디지털 원주민이 갖고 있는 디지털 원주민의 속성을 이해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주민이 돈 싸들고 와서 거기서 테마파크를 열었는데 아무도 찾지 않는다. 그런데 원주민이 조그많게 만들어 놓은 놀이터에 사람이 바글바글하다는 거다. 신나게 놀고, 춤추고, 영상만 잘 만들면 될 줄 알았는데 디지털 원주민에 대해서 이해해야 하는 거다. 돈 안 되는 건 둘째치고.

퀄리티에 대한 고민은 항상 있다. 씬님도 더 좋은 카메라로 바꿔 퀄리티를 높이면 팬들이 더 좋아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옛날이 더 좋았다는 반응도 나왔다.

이필성 크리에이터가 빠지기 쉬운 함정이 ‘잘 되니, 콘텐츠에 투자를 하면 더 잘 될 것’이란 생각이다. 이런 생각으로 무리하게 퀄리티를 올리곤 한다. 그런데 결과가 사실 똑같은 거다. 퀄리티 올렸다고 구독율이나 조회수가 떨어지진 않는데, 그렇다고 기대한 만큼 오르지도 않더란 얘기다. 일례로 퓨디파이는 한 번도 퀄리티를 올린 적이 없다. 그런데 퓨디파이 뺀 다른 크리에이터들은 제작 규모를 늘리는 추세다. 뭐가 정답이냐 헸을 때는 아직 답을 못하겠다.

송재룡 고퀄리티가 무엇인가에 대해 사업을 시작한 다음에 다시 정의 내렸다. 예전에는 제작규모나 기획력 등을 생각했는데 이제 무조건 조회수 댓글 반응, 좋아요다. 유명 PD가 만들었다고 고퀄, 크리에이터가 만들었다고 저퀄이라고 생각지는 않는다.

나도 고민인 게 양띵님이 ‘학교 습격사건’ 같은 이벤트를 한다. 그런데 거기 작가님을 한 분 붙여 작업하면 무한도전이나 러닝맨스러운 영상이 나올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건 고퀄이 아니다. 양띵님 영상은 똑같은데. 그런 시도들이 나오다 어느 순간 빵 터지는 게 나오면 그 경계가 선명해지는 것이고, 그렇지 않으면 고퀄이네 저퀄이네 그런 얘기들 나올 거다 .

권혜미 신서유기 조회수가 화제다. 기존 크리에이터 영상과 경쟁이 될까.

김범휴 그게 이 디중성과 니치 그 경계에 있는 캐릭터가 많이 없어서 그런 것 같다.

송재룡 트레져헌터가 그 경계에 있다고 생각한다. 만약 이주민 쪽에 좀 더 가까웠으면 그렇게 투자자로부터 각광받지 못했을 것이다. 그리고 굳이 제가 안 해도 된다. 기존 사업자가 하면 되니까.

권혜미 샌드박스에듀케이션도 대표적인 그 경계에 있는, 잘 기획된 콘텐츠라고 본다.

김범휴 샌드박스에듀케이션 같은 경우가 이주민이 봐도 재미있고 유익하다라는 거다. 마인크래프트를 몰라도. 그런 접점으로 나갈 수 있는 다양한 시도들을 해나가야 할 것 같다.

#7. 모바일 동영상 광고 생태계 

이필성 여러가지 추측과 난무하지만 분명한 거 한 가지는, 예전에는 무한도전이 하는 시간에 TV를 틀어 다 같이 보는 시대였다면 지금 우리가 살고 있고 앞으로 살아가는 세계가 취향의 다양성을 인정할 테니까 그런 면에서는 니치로 들어가는 사람들 혹은 경계에 있는 사람들 조금씩 생명력을 가지고 다 나눠먹지 않을까 생각한다. 또 모바일 오면서 사람들이 영상을 더 많이 보는 것 같다. 옛날보다.

이필성 MCN 비디오 크리에이터들이 단기적 혹은 중기적으로 많이 볼 모델이 ‘인플루언서 디지털 마케팅’이라고 정의 내렸던 ‘브랜디드 콘텐츠’, ‘스폰서드 콘텐츠’다. 그래서 이 시장 자체가 더 크지 않을까. 예전에는 바이럴 마케팅이나 음지에 있었던 마케팅 기법이었다면, 그런 것들이 내년까지 양지로 확장되고 성장하지 않을까 싶다. 영상의 힘이 워낙 크니까.

김범휴 최근 유튜브는 광고 단가를 높이기 위한 노력을 굉장히 많이 하고 있다. 기존까지 광고 단가가 못 올라갔던 이유 중 하나 수요보다 공급이 너무나 빠르게 늘었기 때문이다.

유튜브는 오는 10월이면 구글 프리퍼드를 국내에도 출시한다._편집자

저희가 플랫폼이 스스로가 콘텐츠에 대해 프리미엄을 정의하는 게 조심스러웠지만 필요하다고 한 거였고, 광고주로 하여금 자꾸 어필해야 광고가 느니까 인위적으로 높일 필요도 있었던 거다. 그래야 생태계가 빠르게 성장하니까. 그리고 지금 새로 시작하는 크리에이터와 10년 된 크리에이터를 동일하게 취급하는 게 꼭 공평하고 정의롭진 않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좋은 콘텐츠 몰입도가 높은 콘텐츠를 만드는 분들께는 좋은 광고 실어드려 광고를 더 하게끔 만드는 게 플랫폼의 역할이라 본다. 광고 단가가 올라가는 당위성을 떠나 자연럽게 올라갈 것이라 생각한다. 광고 효과, 노출 지표 관심도도 증가할 것이라고 본다. TV 예산가 온라인 비디오 예산을 얼마나 섞으면 최적의 효과가 나오는지 알려주는 도구도 벌써 나왔다.

지난 1년 동안의 온라인 비디오 업계에 대해서는 사람들이 여러 해석을 내리는데, 앞으로 어떻게 될 지에 대해서는 거의 얘기를 못하는 것 같다. 예측하기 너무 어렵다. 플랫폼 의존적인 부분도 있고. 왜냐하면 플랫폼에서 어떤 결정을 하느냐에 따라 확 바뀔 수 있다. 페이스북 콘텐츠 아이디 정책을 내느냐에 따라서도 크게 바뀔 수 있는 부분이고. 어디서 혜성 같은 투자를 크게 받은 플랫폼이 다 잡아갈 수 있는 노릇이고. 그래서 함부로 예측을 안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내일을 알고 싶어 (비드콘에) 왔는데 어제와 오늘만 정리하고 가고 내일에 대해서는 여전히 모른다는 결론을 안고 갔다. 그래도 오늘 정리를 잘 해야 적어도 필요한 게 뭔지, 당장 다음 달에 뭘 할지 사람들이 보는 것 같다.

권혜미

기술을 아는 기자, 언론을 아는 기술자가 되고 싶습니다. e메일 : hyeming@bloter.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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